伊 환경단체 표적된 '악마의 잼' 누텔라

입력 2021-08-23 17:22   수정 2021-08-24 01:54

고열량인 데다 중독성이 강해 ‘악마의 잼’으로 불리는 누텔라가 생물 다양성을 위협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누텔라를 만드는 이탈리아의 페레로가 원료인 헤이즐넛 자급화를 추진하면서 로마 북부 농장들의 재배 품종이 헤이즐넛으로 단일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페레로는 누텔라에 들어가는 자국산 헤이즐넛 비율을 2025년까지 30%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 이탈리아너트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18년부터 시행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이탈리아 헤이즐넛 농지를 9만 헥타르(ha)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페레로는 그동안 터키산 헤이즐넛을 이용해 누텔라를 생산했다.

소비자 수요에 맞춰 이탈리아산 헤이즐넛을 늘리기로 했지만 이번엔 환경단체가 반발했다. 올리브 포도 등 다양한 식물을 재배하던 경작지를 헤이즐넛이 뒤덮으면서 황폐화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풀이 잘 자라지 않던 지역까지 헤이즐넛 농장으로 개간되면서 지하수가 고갈되고 토착 식물종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단일 식물종으로 바뀌면 질병과 해충이 늘어 제초제 사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페레로는 이탈리아에서 이미 1960년대부터 헤이즐넛을 생산해왔다고 반박했다. 페레로는 농업과 과학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지속가능성 프로젝트도 시행하고 있다. 농부들도 지지했다. 이탈리아 농업단체인 콜디레티의 로렌조 바자나는 “밀 옥수수 등 단일품종 재배는 새로운 게 아니다”면서 “농경지를 골라 생산하는 것은 기업의 선택”이라고 했다.

세계 견과류 시장에서 환경과 노동문제를 두고 이런 논쟁이 늘어날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 미국 캘리포니아 농가들은 아몬드를 생산하기 위해 막대한 물을 쓰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몬드 생산 농가들이 물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지역에선 캐슈너트 농장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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